중국 후난성에 있는 장가계는 처음 사진으로 봤을 때부터 눈길을 끄는 곳이었습니다. 뾰족하게 솟은 산봉우리들이 안개 속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, 그 풍경이 너무 비현실적이라 믿기 어려울 정도였죠. 알고 보니 영화 ‘아바타’의 배경지이기도 했고요. 사계절 내내 풍경이 달라진다고 하는데, 저는 그중에서도 가을과 겨울의 장가계가 특히 궁금했습니다. 사람마다 여행 스타일이 다르겠지만, 이 두 계절은 장가계의 전혀 다른 매력을 보여줍니다.
단풍으로 물드는 가을, 가장 활기찬 계절
장가계의 가을(9~11월)은 아마도 가장 인기 많은 시기가 아닐까 싶어요. 단풍이 산 전체를 붉게 물들이고, 날씨도 선선해서 걷기 딱 좋은 계절입니다. 특히 원가계랑 천문산은 가을색이 참 짙어요. 케이블카 타고 올라가는 동안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정말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입니다. 다만 인기 시즌이다 보니, 예약은 무조건 미리미리 해두는 게 좋아요. 숙소도 교통도 금방 마감되더라고요.
기온은 대체로 10~20도 정도인데, 아침저녁엔 꽤 쌀쌀하게 느껴졌어요. 저는 얇은 패딩 하나랑 바람막이 재킷을 번갈아 입었고, 일출 보러 간 날엔 히트텍에 목도리까지 둘렀어요. 특히 일교차가 크니까 겹겹이 입는 레이어드 복장이 진짜 유용해요. 낮엔 좀 덥기도 하거든요.
가을엔 비도 거의 없고 하늘도 맑아서, 케이블카 탈 때 시야가 막히지 않아 사진 찍기도 좋았어요. 참고로 10월 중순~11월 초가 단풍이 절정인데, 이 시기엔 사람도 엄청 많아요. 특히 중국 국경절 연휴(10월 1일~7일)는 피하는 게 낫습니다. 어디든 줄이 길고 정신없어요.
겨울의 장가계, 고요하고 장엄한 설경
겨울(12~2월)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시즌이지만, 눈 내린 장가계는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. 특히 유리다리 위에 눈이 소복이 쌓인 풍경이나, 천문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설경은 진짜 말문이 막힐 만큼 멋졌어요. 관광객도 확 줄어서 주요 명소를 여유 있게 볼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고요.
단, 날씨는 정말 춥습니다. 어떤 날은 아침 기온이 영하 5도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고, 눈이나 비로 도로가 통제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. 저는 두꺼운 패딩, 방수 신발, 장갑, 목도리 다 챙겼는데, 다행히 제대로 준비해서 큰 불편은 없었어요. 참고로 천문산 케이블카는 강풍 불면 운행 중단되기도 하니까 일정에 여유를 두는 게 좋습니다.
겨울엔 숙소 가격이나 입장료가 저렴한 편이라, 예산이 부담되는 분들에겐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어요. 다만 비수기다 보니 일부 식당이나 상점은 문을 닫는 경우도 있고, 해도 짧아서 관광은 오전~이른 오후에 집중하는 게 좋습니다. 대신 새벽이나 해질 무렵 풍경은 꼭 보세요. 정말 황홀합니다.
날씨·복장 체크는 장가계 여행의 기본
장가계는 전반적으로 해발이 높고 산세가 험한 지역이라, 일교차가 크고 날씨 변화가 심한 편이에요. 봄·가을엔 비교적 여행하기 좋고, 여름은 더 덥지만 숲과 계곡이 많아 그늘이 꽤 시원합니다. 겨울은 확실히 춥고 눈 오는 날도 잦아요. 그래서 언제 가든 겹겹이 입는 옷차림이 필수예요.
트레킹할 계획이라면 미끄럼 방지 기능 있는 등산화랑 우비 챙기면 좋아요. 우산은 바람 불면 쓸모 없더라고요. 저는 개인적으로 핫팩, 방수팩, 귀마개도 추천해요. 케이블카 타면서 귀 시릴 정도로 추운 날도 있었고,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다 놓칠 뻔한 적도 있었거든요. 여름엔 자외선 차단제 꼭 필요하고, 겨울엔 보습제랑 립밤도 필수입니다.
무엇보다 날씨 앱은 매일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해요. 그날그날 일정 조금씩 조정해야 진짜 스트레스 없이 여행할 수 있거든요.
한 계절만 보고 떠나기엔 아까운 곳
장가계는 계절마다 전혀 다른 인상을 주는 곳이었습니다. 가을은 사람들로 북적이지만 자연의 색이 화려하고, 겨울은 한적하지만 그 고요함이 주는 감동이 있죠. 누구와 함께 떠나느냐, 어떤 풍경을 보고 싶으냐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겠지만, 어느 쪽이든 후회는 없을 겁니다.
이왕 떠날 거라면 옷차림부터 케이블카 운행 여부, 지역 교통까지 꼼꼼히 챙기세요. 그 준비 하나하나가 여행의 질을 완전히 바꿔주니까요. 지금이 딱 좋은 시기일지도 몰라요. 검색창 열고 항공권 한 번 찾아보세요.